검색결과50건
프로야구

[IS 잠실] MLB 만나는 곽빈 "만나고 싶은 팀? 다 다저스라고 할 걸요"

"물어보면 다 LA 다저스라고 하지 않을까요?"곽빈(25·두산 베어스)이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MLB) 대표 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치러 간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다 있지만, 역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는 오타니 쇼헤이(30·다저스)였다.곽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단 27구.선발 투수인 그가 불과 27구를 던진 건 어디가 아파서도, 몸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는 오는 17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서 팀 코리아 소속으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한다. 14일 선발 등판에서 정상 투구 수를 소화할 경우 친선 경기 등판에 지장이 갈 수 있어 적은 투구 수만 기록하고 내려가게 됐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원래 오늘(14일) 등판은 1이닝만 소화하기로 했는데, 투구 수가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 좀 더 실전 감각을 키우고 싶어 벤치에 15구만 더 던지고 싶다고 전했다"며 이날 27구를 소화한 배경을 전했다. 컨디션에 대해서는 "오늘 볼넷이 있긴 했지만, (포수인) 양의지 선배가 '공 회전이 스프링캠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해주셔서 만족한다"고 전했다.구위파 투수인 곽빈은 스프링캠프 전부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은 보더라인 투구가 어려운 만큼 크게 손해보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투구에서도 바뀐 변화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곽빈은 "피치 클록은 아예 신경쓰지 않고 던졌다. 한 번 걸리긴 했는데, 투구 시 신경쓰일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ABS도 잘 모르겠다. 전에 말한 것처럼 오늘도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상에서 스트라이크에 들어간 게 없다"고 웃었다.컨디션은 확인했고 다음은 팀 코리아 친선 경기에 나서야 한다. 아직 정확한 스케줄은 나오지 않았지만, 나가고 싶은 경기는 있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누구를 상대해보고 싶냐고 물으면 다들 다저스를 선택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이유는 하나. 오타니의 존재다. 투타겸업을 이어가며 MLB 진출을 이룬 오타니는 최근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명실상부한 야구계 최고 스타다. 올 겨울엔 다저스와 역대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 계약도 맺었다. 같은 빅리그 선수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인 그가 한국을 찾으니 어린 선수들로서는 설렐 수밖에 없다.곽빈은 이미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오타니와 마주했다. 당시 일본 대표팀으로 나선 그를 상대해 결과는 2루타 허용. 맞아본 만큼 오타니가 얼마나 대단한 타자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곽빈은 "선수들 모두 오타니를 한 번쯤은 상대해보고 싶을 거 같다. 워낙 대형 선수고, 야구 선수라면 다 꿈꿔보는 상대"라고 했다. 1년 만에 재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그는 "그때 이후 없을 줄 알았다"고 웃더니 "이번 친선 경기가 잡힌 후에 계속 뽑히길 바랐다"고 떠올렸다.지난해 WBC 출전 후 하체 활용 등에서 일본 투수들에게 자극을 받았던 곽빈은 이번 친선경기도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큰 도움이 될 거로 본다. 그렇게 많이 던지지 않더라도 정상급 선수들과 승부한다는 데에서 자신감도 얻을 것 같다"고 전했다.오타니를 상대하게 된다면 투구는 어떤 모습이 될까. 곽빈에게 긴장해서 힘이 들어갈 것 같냐고 묻자 그는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MLB 선수들을 못 이긴다. 전력으로 해야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오타니 상대로는 홈이라 편한 것도 없다. 너무 잘하는 선수라 부담이다. 맞아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4 16:22
프로야구

[IS 대전] "재밌게 던졌다, 만족한다" 류현진, 4이닝 쾌투…개막전 'LG 빅매치' 청신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1실점했다. 사사구 없이 탈삼진 2개. 투구 수는 62개(스트라이크 41개)였다. 경기 전 "4이닝, 60~65구"를 예고한 최원호 한화 감독의 구상대로였다.지난 1일 라이브 피칭으로 65구를 소화한 류현진은 7일 자체 청백전에서 46구를 투구했다. 경기 뒤 불펜에서 20구를 더 던져 투구 수를 늘렸고 KIA전에선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최고 148㎞/h까지 나온 직구에 컷 패스트볼(커터)과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를 요리했다.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공으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가진 뒤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이날 등판은 자칫 무산될뻔했다. 대전 지역에 비 예보가 잡혀 경기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12일 등판이 불발되면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도 확신할 수 없었다.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 제동이 걸리면 개막일에 맞춰 몸을 만들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경기가 정상적으로 시작해 한시름 놓았다.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초 1사 후 이우성의 우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김도영의 적시타로 실점했다. 하지만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각각 범타 처리,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 2회는 한준수에게 투수 강습 안타를 맞았지만 별다른 위기 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챙겼다. 3회는 삼자범퇴. 4회 류현진은 나성범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내 실점 위기에 몰렸다. 압권은 무사 2루 소크라테스 타석.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3구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커브와 직구 2개가 ABS 존에 걸치는 '보더라인 피칭'이었다. 최형우와 김선빈을 연속 범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5회 한승주와 교체됐다. 류현진은 경기 뒤 "재밌게 던졌다. (팬들의) 함성이 커서 기분 좋았다"며 "던지려고 했던 개수, 이닝을 다 하고 내려온 거에 대해 만족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구속)가 잘 나왔다. 전체적으로 괜찮지 않았나 한다. 일요일(17일)에도 (비) 예보가 있더라. 긴장하고 있어야 할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12일 시범경기는 한화의 9-1 승리(8회 강우콜드)로 끝났다. 한화 타선은 0-1로 뒤진 1회 말 안타 4개와 사사구 7개로 9득점,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번 노시환이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맹활약했다. 테이블 세터로 나선 최인호(2사사구 2득점)와 요나단 페라자(1안타 1사사구 2득점)는 4득점을 합작했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2 16:12
프로야구

[IS 피플] ABS 시대 준비하는 프레이밍 장인 유강남 "더 맛있게 잡아야죠"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32)은 유리한 공 판정을 받기 위해 미트를 움직이는 기술, 즉 프레이밍이 뛰어난 포수로 손꼽힌다. 보더라인에 걸쳐 판정이 어려운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 볼카운트 싸움을 주도하고, 마운드 위 투수를 도왔다. 다가올 2024시즌, 유강남의 프레이밍 능력이 발휘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야구장에 설치한 전용 카메라가 홈플레이트 등 고정된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타자별 스트라이크존(S존)을 설정한 뒤 공의 궤적을 파악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심판은 이제 수신 장비를 착용하고 결과를 전달받아 콜을 한다. KBO는 "포수의 포구 위치나 방식에 상관없이 상하좌우 기준을 충족하여 통과했는지 여부에 따라 스트라이크가 판정된다"라고 밝혔다. S존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2㎝씩 확대 적용하고, 상하단은 각 선수별 신장의 비율이 반영된다. 상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27.64% 위치가 기준이 된다. 유강남은 ABS에 도입이 가져올 변화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 그는 "자동 공 판정이 퓨처스리그에 막 시범 운영했던 2020년, 한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판정 콜이 늦었고, 언더핸드스로 투수가 던지는 높은 공은 대체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또 "현재 ABS는 여러 가지가 보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일관된 S존이 적용돼 공정성이 생기는 점도 반길 일이다. 하지만 막상 새로운 S존을 경험하면 아무렇지 않게 느끼긴 어려울 것 같다. ABS뿐 아니라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등 여러 제도가 한꺼번에 도입되기 때문에 혼란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투수가 던진 공이 ABS에 의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더라도, 포수가 잡은 시점 위치는 S존에서 크게 벗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심판진을 상대로 진행한 ABS 적응 훈련에서는 바운드된 공이 스트라이크 콜을 받기도 했다. 유강남은 "포수가 이상한 위치나 포구 자세로 잡은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모습을 야구팬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되기도 한다"라고 했다. 로봇 심판 시대가 도래하면 소위 '미트질'로 심판을 현혹하는 기술이 무의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레이밍 장인' 유강남은 정작 이 점에 대해서는 "포수의 가장 큰 임무는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안정감 있는 포구는 매우 중요하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그는 "미트 끝 부문으로 포구하는 걸 선수들 사이에선 '틱틱 잡는다'라고 말한다. ABS로 변하는 게 있을 테니 틱틱 잡지 않고, 이전보다 투수의 공을 더 '맛있게(편안하게)' 잡아주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포켓(미트에서 공이 들어가는 손바닥 부분)에 정확히 잡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판정을 의식하지 않고, 투수가 좋은 기운으로 투구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는 의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9 07:00
프로야구

[IS 인터뷰] "힘이 부칠 때도 있으니까요"...느린 직구 활용법 연마, 또 진화하는 안우진

이미 KBO리그 대표 투수로 인정받는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체력 저하로 투구 밸런스가 흔들린 상황에서 어떻게 타자를 승부해야 하는지 깨우쳤다.안우진은 이 경기(19일 롯데전)에서 6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호투, 키움의 5-2 승리를 이끌고 시즌 8승(7패) 째를 거뒀다. 키움은 27일 만에 2연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지난 8일 고척 롯데전 등판(5와 3분의 1이닝 1실점)을 소화한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투구할 때 불편한 것 같았다. 몸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열흘 동안 휴식을 취한 뒤 19일 같은 팀(롯데)을 상대로 나섰다. 투구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150㎞/h 중반까지 찍혔던 주 무기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떨어졌다. 평균 구속은 올 시즌 22번 등판 중 가장 낮은 150.1㎞/h였다. 앞선 21경기 평균 구속은 153.3㎞/h였다.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140㎞/h 대 ‘느린 직구’ 구사는 안우진의 의도였다.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우진은 “19일 롯데전은 1회부터 밸런스가 안 좋았다. 피로가 남아 있었던 것인지, (투구할 때) 머리가 먼저 앞으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힘으로만 던지다 보면 제구가 흔들릴 것 같았다”라고 돌아보며 “150㎞/h 중반 직구를 가운데 던지는 것보다 140㎞/h 대 중반이라도 보더라인에 걸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의도하고 투구 콘셉트에 변화를 준 건 아니지만, 힘이 부칠 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게 낫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2회 초 선두 타자 박승욱에게 바깥쪽(좌타자) 높은 코스 144㎞/h, 2구는 가운데 낮은 코스 148㎞/h 직구를 구사해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아냈다. 3회 초 선두 타자 이정훈에게도 초구로 바깥쪽(좌타자 기준) 148㎞/h 직구를 뿌렸다. 이날 안우진인 상대한 24타자 중 9타자에게 초구 또는 2구째 140㎞/h 대 직구를 던졌다. 그냥 완급 조절만 한 건 아니다. 안우진은 “보통 타자들이 나를 상대로 초구에 스윙을 하진 않는다. 상대 타자가 칠 생각이 없으면, 그 기운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게 배트나 나올 확률이 적은 시점에 상대적으로 느린 직구를 구사했다. 스윙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코너워크에 더 신경을 쓰며 던지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원래 슬라이더나 커브를 구사할 때 상대 타자의 반응이나 볼 카운트를 따라 구속 변화를 줬다. 하지만 직구를 던질 때 의도적으로 구속에 변화를 준 건 19일 롯데전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안우진은 “작년(2022년) 포스트시즌까지 220이닝 넘게 던졌다. 솔직히 올해 크게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하다”라면서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공 100개 모두 전력 투구를 할 순 없다. 힘을 안배하는 방법을 조금 안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5 05:4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역대급 출루 머신+어깨 깡패도 농락한 류현진 '초저속 커브'

주 무기를 특정할 수 없는 투수의 완급 조절. 류현진(37·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투구는 ‘팔색조’라는 단어로도 다 설명할 수 없다. 류현진이 팔꿈치 부상 복귀 뒤 세 번째 등판에서 2승째를 거뒀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소속팀 토론토가 10-3으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실점은 토론토 내야진의 수비 실책 탓에 나왔다. 류현진은 2회 말 1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타자 노엘비 마르테를 내야 가까운 위치 왼쪽 뜬공을 유도했다. 좌익수 달튼 바쇼가 공을 잡은 뒤 커트맨으로 나선 3루수 맷 채프먼에게 송구했다. 3루 주자 스펜서 스티어는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2루로 쇄도한 1루 주자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을 잡기 위해 던진 채프먼의 송구가 외야로 빠지고 말았다. 마운드 앞에서 던진 공이 워닝트랙까지 흐르는 흔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엔카나시온까지 홈까지 밟았다. 1·2회 5점을 지원한 토론토 야수진 마치 약을 올리는 것처럼 수비에서 2점을 헌납했다. 심지어 이어진 상황에서 T.J 트리델을 상대로 유도한 내야 타구마저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송구 실책을 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KBO리그 시절부터 야수진 공·수 도움 없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법을 알고 있던 선수. 그는 후속 타자 루크 메일리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리드(스코어 5-2)를 지켜냈다. 2회 1사 1·3루 위기에서 상대한 마르테와의 승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체인지업을 보여준 뒤 하단 보더라인에 걸치는 바깥쪽(우타자 기준) 체인지업으로 배트를 끌어냈다. 야수진 릴레이 실책을 떠나 최선의 결과를 끌어냈다. 코스만 보면 병살타를 유도하지 못한 게 이상할 만큼 날카로웠다. 체인지업은 류현진 대표 주 무기로 통한다. KBO리그 시절부터 정평이 났다. 하지만 이날 신시내티전에서 더 빛난 구종은 커브였다. 잡아낸 탈삼진 7개 중 3개를 이 구종을 결정구로 썼다. ‘출루 머신’으로 평가 받는 조이 보토와의 2회 말 대결에선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에 65.5마일(105.4㎞/h)을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풀타임을 소화한 2021시즌 기준으로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73.8마일(118.8㎞/h)이었다. 의도적으로 ‘초저속’ 커브를 던진 것. 실제로 보토의 스윙 궤적은 공을 따라갔지만, 타이밍은 오히려 빨랐다. 류현진은 커브로 범타 4개, 삼진 3개를 유도했다. 특히 엄청난 주력과 송구 속도로 주목받은 신시내티 신예 몬스터 엘리 데 라 크루즈와의 승부에서 노련미, 투수의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줬다. 3회 말 1사 2루에서 상대한 두 번째 승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선 보토에게 던진 것처럼 느린 커브(106.2㎞/h)를 몸쪽(우타자 기준) 낮은 커브를 구사해 타자의 스윙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주자 2명을 두고 상대한 5회 2사 상황 승부에서도 체인지업과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낮은 코스 66.8마일(107.5㎞/h) 낮은 커브로 데 라 크루즈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타자를 농락할 만큼 완벽한 커브와 체인지업 덕분에 직구 위력도 더해졌다. 4회 2사 뒤 상대한 마르테에겐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우타자) 낮은 89.6마일(144.1㎞/h)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 경기 가장 큰 위기였던 5회 말 무사 1·2루에서도 TJ 홉킨스에게 풀카운트에서 직구 2개를 각각 가운데와 몸쪽(우타자 기준)으로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비록 적지 않은 나이로 기량이 떨어졌지만 MLB 역대 가장 선구안이 좋은 타자 중 한 명으로 인정 받는 보토와 시속 160㎞ 광속 송구로 역대급 강견을 증명하고 MLB 새 역사(내야수 최고 구속신기록)를 쓴 데 라 크루즈. MLB 신구 괴물들이 류현진의 완급 조절 앞에 완전히 무너졌다.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SNS)에 ‘폼 미쳤다’라는 문구를 한글로 게재했다. 돌아온 류현진이 국내 야구팬에 자부심을 안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1 17:42
메이저리그

능수능란 공 배합으로 4이닝 노히트 행진…류현진, 타구 타박상에 울었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던 중 불의의 부상을 입고 마운드를 떠났다.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노히트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투구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4.00까지 낮췄다. 흠잡을 곳 없는 완벽투였다. 상대적으로 강타선은 아니라 해도 4이닝 동안 단 한 개의 피안타도 내주지 않고 클리블랜드를 철저하게 묶었다. 갑자기 최전성기 구위가 살아난 것도 아니었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 90.7마일, 평균 88.8마일을 기록했다. 구속은 느려도 상대 의표를 찔러 직구 비중이 높았다. 총 52구 중 직구 26구(50%)를 던졌고, 주 무기 체인지업(11구)은 1회 구사하지 않다가 2회부터 선택적으로 사용해 클리블랜드 타선의 노림수를 피했다. 대신 커브(10구)가 1회부터 4회까지 꾸준히 결정구 역할을 해냈다. 지난 경기 다소 아쉬웠던 커터(컷패스트볼)는 5구로 비중이 높지 않았다.1회는 직구와 커브에 집중한 공 배합이 돋보였다. 주 무기 체인지업과 커터를 노렸을 상대 타선의 노림수를 정확하게 피해갔다. 선두 타자 스티븐 콴에게 직구 2개로 1루 땅볼을 유도했고, 후속 타자 안드레스 지메네스에겐 높은존 직구 2개와 커브 1개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바깥쪽 떨어지는 커브로 유격수 땅볼을 끌어냈다. 다음은 클리블랜드 타선의 최고 에이스 호세 라미레즈. 쉽지 않은 상대였으나 투수 직선타로 마쳤다. 집요한 바깥쪽 6구 승부의 결과였고, 직구와 커브로 풀카운트를 만든 후 커터로 의표를 찔러 만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2회부터는 체인지업을 꺼내들었다. 선두 타자 오스카 곤잘레스 타석 4구째 체인지업이 처음이었다. 곤잘레스를 직선타 처리한 류현진은 콜 칼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후 가브리엘 아리아스에게는 아예 체인지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초구 바깥쪽 먼 직구를 보여줬고, 이후 체인지업만 3구 연속 던진 끝에 예리하게 떨어지는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박찬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코리안 빅리거 900탈삼진으로 남은 순간이기도 했다. 3회에도 완벽투 행진이 이어졌다. 첫 타자 브라이언 로치오 상대로는 직구가 결정구가 됐다. 바깥쪽 체인지업이 제구가 되니 몸쪽을 찌르는 전매특허 직구가 빛을 발했다. 이어 마일스 스트로를 상대로는 반대로 초구 직구를 몸쪽 낮은 코너에 찌른 후 커브를 던져 뜬공을 이끌었다.커브로 시작한 4회 역시 준수했다. 류현진과 두 번째 만난 상위 타선을 상대로 리드오프 콴에게 다시 2루 땅볼을 이끌었다. 지메네스 상대로도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지만, 2구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에 꽂히는 커브가 볼 판정을 받아 타석이 꼬였다. 이후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꽂았으나 끝내 볼넷을 허용, 이날 첫 출루를 내줬다. 주자를 내보내고 중심 타자 라미레스와 다시 만났지만, 이번에도 우익수 직선타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호투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부상 우려를 안게 됐다. 안타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으나 4회 맞은 타구가 문제였다. 류현진은 4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클리블랜드 오스카 곤잘레스를 상대했다. 곤잘레스는 류현진이 던진 초구 보더라인 체인지업을 공략했고, 장타성 타구는 아니었으나 투수 류현진의 무릎을 직격했다.류현진은 자신을 맞고 튄 타구를 곧바로 쫓아 포구한 후 1루로 송구, 4이닝을 닫았다. 수비는 성공했으나 투수 본인에게 타격이 컸다. 처리 후 류현진은 곧바로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과 의료진이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확인했지만, 류현진은 찡그린 표정을 풀지 못하며 어렵다는 뜻을 전했고, 슈나이더 감독의 부축을 받고 마운드를 떠났다. 결국 토론토 마운드는 5회부터 류현진 대신 제이 잭슨이 이어 받으며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은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오늘 경기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08 09:42
메이저리그

박찬호 이후 두 번째 통산 900탈삼진, 4이닝 무실점에도…RYU, 타구 직격 위기 맞았다

빅리그 통산 900탈삼진 고지에 오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쾌투를 남겼다. 하지만 타구에 직격,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졌다.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노히트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투구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4.00까지 낮췄다.류현진은 지난 등판까지 MLB 개인 통산 899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이날 2회 말 2사에서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헛스윙 탈삼진을 기록, 2013년 데뷔 후 900번째 탈삼진을 완성했다. 한국인 선수가 MLB 통산 900탈삼진을 올린 건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지난 2011년까지 뛰었던 박찬호는 MLB 무대를 누비며 통산 1715개의 탈삼진을 잡은 바 있다.KBO리그에서 2006년 데뷔, 2012년까지 7년 동안 1238개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지난 2013년 포스팅 절차를 밟고 MLB에 진출했다. 이후 LA 다저스와 토론토에서 뛰며 10년 동안 차곡차곡 기록을 쌓은 끝에 박찬호의 뒤를 따랐다.호투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부상 우려를 안게 됐다. 안타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으나 4회 맞은 타구가 문제였다. 류현진은 4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클리블랜드 오스카 곤잘레스를 상대했다. 곤잘레스는 류현진이 던진 초구 보더라인 체인지업을 공략했고, 장타성 타구는 아니었으나 투수 류현진의 무릎을 직격했다.류현진은 자신을 맞고 튄 타구를 곧바로 쫓아 포구한 후 1루로 송구, 4이닝을 닫았다. 수비는 성공했으나 투수 본인에게 타격이 컸다. 처리 후 류현진은 곧바로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과 의료진이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확인했지만, 류현진은 찡그린 표정을 풀지 못하며 어렵다는 뜻을 전했고, 슈나이더 감독의 부축을 받고 마운드를 떠났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08 09:15
프로야구

마흔의 베테랑 투수 "감독님 덕분에 찾은 초심. 선수로 오래 뛰고파"

SSG 랜더스 투수 고효준(40)이 베테랑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더 잘해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5월 둘째 주 4경기에 등판해 1승 2홀드를 기록했다. 총 4이닝을 던지는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고효준을 5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고효준은 "이런 상을 정말 오랜만에 받는다. 감회가 남다르다. 꾸준한 모습을 보이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 3-3으로 맞선 7회 말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포효했다. 고효준은 "꼭 막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바깥쪽 직구(시속 146㎞)를 던지려고 했는데 내가 원하던 (바깥쪽 보더라인에 딱 걸치는) 곳으로 들어갔다. 경기 상황과 내 투구 밸런스가 맞아떨어지니 짜릿했다. 자연스럽게 액션이 나오더라"고 떠올렸다. 고효준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2.8㎞인데,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은 시속 146㎞였다. 고효준은 올 시즌 2군에 한 번 다녀왔지만, 17일 기준으로 18경기에 등판했다. 그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을 때 많이 등판하고 싶다"고 했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 자이언츠(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에 입단했다. 주로 불펜 투수로 뛰며 많은 어려움을 겪곤 했다. 이후 SK 와이번스(현 SSG)와 KIA를 거쳐 롯데로 돌아온 그는 2020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3경기만 던지고 또 방출됐다. 2022년 다시 한번 입단 테스트를 거쳐 김원형 SSG 감독의 합격 통보를 받은 끝에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지난해 45경기에 등판한 그는 올 시즌에도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다가 4월 중순 3경기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5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고효준은 "감독님께서 날 부르시더니 '휴식 차원이라고 생각하고 2군에서 편안하게 쉬고 오라'고 하셨다. 동시에 '(방출 후 SSG에 입단한) 지난해 초심을 떠올리며, 네 모습을 생각해 봐라. 답이 나오지 않겠냐'고 얘기해주셨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압박받고 경기를 즐기지 못했더라"라고 반성했다. 그는 "김원형 감독님 덕에 SSG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누구보다 내 모습을 잘 보셨던 거 같다. 감독님은 물론 포수 (이)재원이도 날 보며 '많이 웃는다'고 했다. 나는 전혀 몰랐는데 마운드에서 웃었다고 한다. 지난해처럼 재밌게 야구한 게 처음이다. 박빙의 승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매 경기가 내게 한국시리즈 같았다"고 돌아봤다. 마흔에 초심을 되찾은 고효준은 4월 말 복귀 후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으로 안정을 되찾았다.시즌 전 불펜 우려를 낳은 SSG는 KBO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허리진을 자랑하고 있다.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2.19, 2위 한화 이글스 3.52)에 올라 있다. 고효준은 "우리 선수들 모두 정말 잘하고 있다. 똘똘 뭉쳐 잘 던지고 있다"며 "노경은과 서진용, 최민준 등이 많은 경기에 나갔는데 나도 좋은 모습으로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지금까지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참 잘해왔다 싶다. 욕심은 끝이 없겠지만 더 잘해서 (선수 생활을) 길게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8 07:18
프로야구

이성규·강효종 스타 예감, 한화·삼성 돌풍 예고

2023년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야구팬에게 설렘을 주는 예비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잠재력을 드러낸 이들이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28일 막을 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였다. 예상하지 못한 팀들이 선두를 다퉜고,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성규(30)다. 그는 출전한 14경기에서 타율 0.333·5홈런·11타점을 기록,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타점 2위에 올랐다. '박진만호'의 황태자로 떠오르며 개막전 선발 중견수 자리를 굳혔다. 이성규는 2018년 퓨처스(2군) 북부 리그에서 홈런왕(31개)에 오를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던 선수지만, 1군 무대에서는 부진했다. 1군 통산(148경기) 타율도 0.179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변화구 대처 능력이 크게 좋아지며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타석에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반겼다. 원래 내야수였던 이성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외야수를 맡았다. 지난 27일 대구 한화전에서 2루타성 타구를 담장에 부딪히며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능숙한 모습을 보여줬다.LG 트윈스 5선발을 꿰찬 강효종(21)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은 유망주다. 통산 1군 전적은 1경기에 불과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 2번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은 150㎞/h까지 찍혔고, 커브와 슬라이더도 좋은 편이다. 마무리캠프부터 그를 눈여겨본 염경엽 LG 감독은 "배영수(현재 롯데 코치) 윤석민 같은 우완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투수"라며 극찬했다.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윤영철(19)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6일 키움 히어로즈, 21일 LG전에서 각각 4이닝과 4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보더라인을 찌르는 제구력, 주 무기 체인지업을 활용한 완급 조절 능력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영건 파이어볼러' 듀오 문동주(20)와 김서현(19)도 시속 150㎞대 후반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문동주는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했고, 김서현도 불펜진 한 축으로 1군 무대를 누빌 전망이다. 스타 플레이어들도 좋은 컨디션으로 리허설 무대를 마쳤다. SSG 랜더스 '맏형' 추신수(41)는 타율 0.385를 기록하며 한국 무대에 온 뒤 가장 좋은 시범경기 성적을 남겼다. '출루 머신' LG 홍창기(30)도 14경기에서 출루율 0.480을 기록했다. 도루 1위(7개)에 오르며 염경엽 감독이 노리는 '기동력 야구' 선봉장을 해냈다. 2022시즌 탈삼진·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도 3경기에서 1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2023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전력상 5강권 밖으로 평가된 팀들의 시범경기 분전이 돋보였다. 지난해 최하위 한화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 1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9승 3패 1무를 기록한 한화는 2년 만에 시범경기 1위에 올랐다. 시범경기 동안 한화의 모습은 이전과 딴판이었다. 타자들이 득점권 타율 0.325, 상위 타선 출루율 0.444, 중심타선 장타율 0.558(이상 1위) 등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 10개 구단 중 최다 득점(85점)을 기록했다. 불펜진(평균자책점 2.54·2위)도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지키는 야구'를 실현했다. 한화와 만나기 전까지 8연승을 달리던 삼성은 2위(10승 4패)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타율(0.268) 타점(65점·이상 2위)홈런(13개·이하 1위) 2루타(26개) 3루타(5개) 등 타격 거의 전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다. 투수진도 탈삼진(104개) 1위로 구위를 뽐냈다.모든 하위권 팀이 시범경기 반전을 일으킨 건 아니다. 지난해 9위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을 선임하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했으나 공동 6위에 그쳤다. 숙제도 여전하다.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했고, 딜런 파일의 부상으로 생긴 5선발 공백도 메꿔야 한다.스토브리그에서 노진혁·유강남 등 외부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롯데 자이언츠도 하위권(9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SSG는 5할 승률(5승 3무 5패)로 마무리했다.안희수·차승윤 기자 2023.03.29 06:00
프로야구

[이순철의 WBC 관전평] "젊은 투수들 제구·커맨드 민낯 드러나"

참담하다. 한국(KBO리그)에선 제구나 커맨드 능력을 갖추지 못해도 요행이 가능했다. 나쁜 공을 던져도 넘어가니까 (부족함이 있어도) 좋게 포장됐다. 그런데 볼카운트를 관리하거나 경기를 끌고 가는 능력이 떨어졌고 국제대회에 나오는 강타자들이 약점을 놓칠 리가 없었다. 이번 한·일전에서는 우리 투수들의 제구력, 커맨드 능력의 민낯이 드러났다. 젊은 투수들이 문제를 자각해야 한다. 어느 정도 커맨드 능력을 갖췄고 내가 던지려고 하는 곳에 몇 퍼센트 투구할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이 부분이 부족하면 앞으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도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홈플레이트 너비가 17인치(43.18㎝)인데 우리 선수들은 이 범위를 벗어난 투구가 너무 많다. 도저히 대표 선수라고 말하기 창피할 정도였다. 17인치 보더라인에서 공을 살짝 넣고 빼는 일본 투수들과 차이가 컸다. 감독에게 뭐라고 말할 게 없는 수준이었다. 투수가 어느 정도 던져주고, 수비를 비롯한 나머지 부분에서 팽팽한 상황이 연출됐을 때나 "투수 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감독이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올라오는 투수마다, 누굴 내놔도 볼넷을 남발하니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공인구(롤링스)가 미끄럽다는 건 핑계다. 모두 같은 조건 아닌가.구창모(NC 다이노스)를 비롯해 평가전부터 안 좋은 선수들이 있지 않았나. 그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제구가 떨어져도 힘 있는 선수로 가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제구가 생각 이상으로 되지 않고, 투구 수 제한이나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는 규정이 맞물리면서 혼선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대표 선수 선발 과정도 되돌아봐야 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경기마다, 라운드마다 투구 수 제한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대회여서 선발 투수(최종 엔트리 투수 15명 중 10명이 선발 자원)가 아니어도 연투가 가능한 1이닝 불펜 투수들을 뽑았으면 어떨까 싶다. 이번 WBC에서는 필승 조로 나가는 젊은 투수들의 제구나 커맨드가 유독 흔들린다. 국제대회에선 상대 국가를 이기고 좋은 성적을 내 한국 야구 위상을 높여야 한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키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타격도 그렇지만 투구도 리듬과 밸런스, 하체가 중심이 돼야 한다. 지금 우리 젊은 투수들은 힘에만 의존하는 투구를 하니까 같은 현상을 보인다. 순간적으로 공만 빠르지 전혀 커맨드가 되지 않는다는 건 기본자세가 안 됐다는 거다. 그런 점부터 더 깊이 연구하고 선수들에게 주입해야 한다. 호주전에선 본헤드 플레이(강백호, 2루타 이후 세리머니 하다 아웃)가 나와서 난리가 났다. 야구에선 흐름이 중요한 만큼 그런 플레이를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최근 그런 얘길 하면 선수들에게 잔소리처럼 들리고 '꼰대'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대한민국 야구가 도전을 받는 입장에서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선배들이 쌓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기분이다. (프로는 물론이고) 아마추어 지도자들과 선수들도 돌아봐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시간을 갖고 장기 플랜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수박 겉핥기처럼 현실을 즉시 하지 못하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SBS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3.03.13 06:2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